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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횡단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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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한 자연과

감미로운 문화로의 초대


오스트리아 횡단열차


오스트리아는 동유럽으로 통하는 창이자 여러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교통의 요충지이다. 국경을 마주한 나라만도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리히텐슈타인까지 아홉 곳에 이른다. 리히테슈타인을 제외한 여덟 국가와 선로가 연결되어 있는 오스트리아는 호화열차 임페리얼 익스프레스를 필두로 흥미로운 기차가 많다. 그중 빈 중앙역에서 국경도시 브레겐츠를 잇는 횡단열차만큼 매력적인 노선도 드물다.

708Km6시간 57분에 주파하는 횡단열차는 오스트리아가 낳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선율만큼이나 변화무쌍한 자연경관과 개성 넘치는 마을과 도시를 선물한다.


왕가의 휴양지 설국 제필드 인 티롤

횡단열차의 서쪽 기점 브레겐츠(Bregenz)는 중부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보덴 호수에 자리를 잡고 있다. 3,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브레겐츠는 2만 명이 거주하는 아담한 국경도시다. 세상이 브레겐츠를 주목하게 된 계기로는 보덴 호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악 페스티벌이 이야기되고 있다. 1946년부터 시작된 축제는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세계 최고의 심포니와 음악가들이 펼치는 축제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여러 국가에 생중계될 정도로 높은 명성과 인기를 자랑한다.

 

자동차 도로를 사이에 두고 페스티벌 행사장과 마주 보고 있는 소박한 브레겐츠역을 빠져나온 횡단열차는 곧 알프스산맥을 향하여 고도를 높인다. 횡단열차 서쪽 구간에 해당하는 브레겐츠에서 인스부르크에 이르는 202Km는 한편의 자연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킨다. 이 구간을 효과적으로 감상하려면 진행 방향을 기준으로 왼편 좌석에 앉아 이동하는 것이 좋다. 브레겐츠, 생안톤 알베르그, 레흐, 키츠뷔헬, 제필드 인 티롤, 인스부르크로 이어지는 유사하면서도 다른 풍광은 알프스 산촌의 진수를 보여준다. 횡단열차가 지나는 여러 산촌은 오랜전부터 유럽 부호들이 선호했던 휴양지였다. 지금은 기차와 자동차를 이용하여 접근이 가능하지만, 한 세기 전만 해도 도보 아니면 말을 이용해야 했다. 인내가 요구되는 휴양지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명사들이 찾았다. 대문호 괴테, 신동 모차르트, 동화 아버지 안데르센, 그리고 영국 계관시인들까지, 당대 최고 문호와 예술가들이 접근이 어려운 오스트리아 알프스를 찾은 까닭은 진정한 휴식을 만끽하기 위함이었다.

 

 

횡단열차 노선 중 최고의 휴양지는 왕가의 휴양지로 알려진 제필드 인 티롤(Seefeld in Tirol)이다. 해발 1,500m에 자리한 기차역에서 마주하는 제필드 인 티롤의 첫인상은 설국열차를 타고 설국(雪國)으로 시간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스키와 보드를 들고 이동하는 방문객, 자동차 대신 스키를 타고 이동하는 주민들, 마을에 조성된 스키장, 알프스를 배경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목조주택이 연출하는 평화롭고 여유로운 풍광은 유럽 왕가와 부호들로부터 사랑받은 이유를 잘 보여준다.

제필드 인 티롤의 겨울은 길다. 12월부터 4월까지 5개월 동안 이어지는 겨울 시즌에는 스키와 스노보드, 스케이트 같은 동계스포츠는 기본이고, 숙박시설에 마련된 온천에서 낭만적인 휴식도 가능하다. 조금은 평범한 산촌이 높은 인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요인은 전통문화를 지키며 방문객을 마음으로 맞아주는 주민들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 도시

제필드 인 티롤을 빠져나온 횡단열차는 인강(Innriver) 위에 있는 다리란 의미를 간직한 옛 티롤 왕국의 수도 인스부르크(Innsbruck)역을 향하여 천천히 고도를 낮춘다. 기원전부터 신화에 등장했던 인스부르크는 동계올림픽을 두 차례나 개최했던 설원의 고장이자 문학과 음악을 사랑했던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선물한 곳이다. 영감의 원천이 되어준 것들은 랜드마크인 황금지붕을 시작으로 화려한 꽃무늬로 장식된 헬블링 하우스, 왕궁, 그리고 6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음식점과 숙박업소까지 다양하다.


인스부르크의 여러 자랑거리 중 으뜸은 헤르초크 거리이다. 작은 공방부터 고가 보석제품을 판매하는 상점이 늘어선 거리에는 계절마다 독특한 분장과 복장을 착용하고 공연을 펼치는 거리의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 한편 신작로 모퉁이에는 신동 모차르트가 즐겨 찾았던 바이세스 크로이츠(Weisses Kreuz)와 동화작가 안데르센, 하이네와 괴테 등이 머물렀던 골데너 아들러(Goldener Adler)가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인스부르크에서 잘츠부르크(Salzburg)에 이르는 200Km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속으로 들어온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다. 눈부시게 빛나는 호수, 계절마다 다른 색상의 옷으로 단장한 알프스 준봉, 흥미로운 이야기를 간직한 마을까지.

신동 모차르트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친숙한 잘츠부르크는 마리엔 광장과 헬브른 궁전을 비롯하여 축제극장과 삼위일체교회 등 전체가 명소로 가득하다. 잘츠부르크의 명소는 계절에 따라 분위기가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만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 명소는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모차르트의 생가이다. 생가에는 모차르트가 사용했던 피아노와 창작원고, 사용했던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혹여 특별한 추억을 간직하길 원하는 방문객이라면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호엔잘츠부르크 성에서 열리는 저녁음악회에 참석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오스트리아 심장 멜크비엔나

잘츠부르크 역에서 비엔나 중앙역으로 이어지는 305Km는 서쪽에 비해 드라마틱한 자연경관은 없다. 하지만 실망은 금물이다. 이 구간은 1,000년 넘게 오스트리아의 중심지로 매력적인 도시와 마을이 모여 있는 구간이다. 이 구간은 진행 방향을 기준으로 왼쪽에 착석하는 것이 보다 멋진 풍광을 접할 수 있다. 차창 너머로 펼쳐진 작은 마을과 도시를 지나다 보면 바위 위에서 다뉴브강변을 응시하고 있는 세련된 건축물과 마주하게 된다. 건축물이 세워진 곳은 멜크(Melk)라는 5,000명이 거주하는 마을이다. 지금은 시골 마을에 불과하지만 976년부터 1106년까지 바벤베르크 왕조의 수도였다.


합스부르크 왕가가 성립하기 전 130년 동안 바벤베르크 왕조의 수도였던 멜크의 상징은 수도원이다. 겉모습부터 예사롭지 않은 수도원은 여느 종교시설과 다르게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수도원이 요새를 연상시키는 이유는 바벤베르크 왕조의 궁전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레오포드 2세가 수도원에 기증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멜크수도원(Melk Abbey)은 성경 필사본과 아름다운 프레스코 천장화, 각종 유물로 인하여 연중 연중 순례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브레겐츠를 출발하여 7시간을 달려온 횡단열차는 비엔나 중앙역에 탑승객을 내려놓고 차고지로 향한다. 옛 왕궁과 시청사를 비롯하여 슈테판 성당, 구도심 등 비엔나는 도시 자체가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엔나의 명소 중 한 곳은 아름다운 샘이란 의미를 간직한 쇤브룬 궁전이다. 기하학적인 정원과 화려한 장식, 프레스코 천장화, 궁정음악회로 대표되는 쇤브룬 궁전은 계절마다 흥미로운 이벤트를 펼치는 곳으로 명성이 높다.


문화예술의 도시 비엔나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작품이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오페라 하우스, 독특한 외관과 멋진 조각으로 꾸며진 슈테판 대성당, 베토벤, 슈베르트, 슈트라우스, 모차르트가 영원한 안식을 즐기는 음악가 묘지, 음악가의 동상이 세워진 시민공원, 그리고 지상 최대 크리스마스 시장까지 감상거리가 너무도 많다.


비엔나 중앙역에서 브레겐츠 역을 잇는 횡단열차는 오스트리아가 얼마나 정겹고 아름다운 곳인지를 확인시켜준다. 지역마다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풍광과 개성 넘치는 도시와 마을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곡만큼이나 감미롭고 다채롭다